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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체험 - 진리로 믿은 신천지 가짜



진리로 믿은 신천지 가짜 깨닫고 오열



나는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자연스레 창세기 1장 1절을 외우고 다니며,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도 알았고, 요한복음 3장 16절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이 땅 가운데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성경을 안 읽은 자, 밥도 먹지 말라!’는 교육이념을 가지고 계셨던 부모님의 엄격한 지도에 따라 유아 시절부터 중등부까지 교회생활에 매우 충실했다.


15살, 시골에서 도시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다. 새롭게 펼쳐진 모든 환경들이 낯설기만 할 때 친구 혜수(가명)를 만났다. 우리는 대화가 잘 통했다. 특히, 신앙적인 부분에서 잘 맞았다. 그러다 보니 깊은 신앙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되었고 사이가 돈독해져갔다. 평범한 생활에 변화가 온 것은 17살, 막 피기 시작한 꽃 같은 그때였다. 어느 날, 혜수가 한 말씀을 보여주었다.


마태복음 7장 21절을 묵상하며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못 간다”라는 다소 너무나도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마태복음이면 평소에 자주 읽었던 말씀이었지만 그날따라 ‘천국에 못 간다’는 말씀이 다르게 다가왔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혜수는 내게 한 목사님을 소개시켜줬다.


친구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점심시간마다 모이는 기도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을 주관하는 목사님이 전해주시는 말씀이 매우 성경적이며 영성이 충만해, 부흥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기심이 생겼다. 평소 그 친구의 믿음은 다른 또래들보다도 매우 좋았기에, 믿음 좋은 친구가 설명하는 그 목사님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기대를 하고 만난 목사님은 친구의 말대로 말씀을 정말 잘 전하고, 영성이 충만한 사람처럼 보였다.


늘 지루하기만 했던 성경말씀이 처음으로 흥미가 생길 만큼 재밌었다. 자신을 “성령의 불 목사”라 하여 “불님”이라 칭하는 목사님이 “회개하라!”고 외치는 말씀에 금방 매료되었다.생활이 바뀌었다. 친구와 함께 목사님이 고등부와 청년부 부목사로 섬기는 교회에 평일에 찾아가 말씀을 듣고, 주일에는 평소처럼 부모님과 다니는 교회를 섬겼다. 시간이 갈수록 모태에서부터 다녔던 교회에 흥미는 떨어졌고 혜수와 함께 다니는 교회를 더 사랑하고 섬기게 되었다.


부모님은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며 염려하셨다. 이상한 곳에 다니는 것 아니냐며 화를 내시기도 했다. 친구와 다니는 그 교회는 예장합동 소속이고,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은 총신대학원 출신으로 아주 건전한 교회라며 대들었다. 맞다. 그 교회는 장로교 합동측이다.


그러나 그 당시 유명세를 펼쳤던 변승우 목사가 목회하고 있는 ‘큰믿음교회(현 사랑하는교회)’의 기독교사상과 말씀을 따르기 시작한 교회였다.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아시고 나서 이단이라며 말리셨지만, 이미 말씀에 깊게 미혹된 상태였다.


반대하는 부모님의 눈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이 늘어갔다. 때로는 예배에 참석하려던 것을 들켜서 온몸으로 막으시고 우시면서 가지 말라며 애원했지만,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그 즉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따랐던 베드로처럼  뛰쳐나와 기도모임과 예배를 드리러 갔다. 교회에서 했던 ‘금이빨 이적’, ‘부흥회 후 치유의 기적’ 등 표적과 이적을 직접 보고 체험하니 도무지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 이단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핍박을 받으면 받을수록 “평생을 불 목사님의 제자로 따르며 예수님께 목숨 바쳐 신앙하겠다”고 다짐하며 믿음이 날로 굳건해졌다. 반면 부모님 눈에선 피눈물이 점점 진해졌다.이러한 불같은 신앙은 3년 반이 지나서 끝을 보게 됐다. 20살 재수 시절 가을경 불 목사는 이러한 말을 전하였다. “술을 마셔도 된다”, “술로써 기독교인들이 바른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예수님은 술쟁이였다”는 등 큰믿음교회에서 가르치고 있으니 우리도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 후, 기도모임, 연합모임이 끝나면 광란의 술 파티를 벌이는 시간이 많아졌다. 술? 나에게는 매우 생소한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 술을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땐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순종이 따라야 한다는 불 목사의 지침에 따라 난생처음 기도모임 후 폭탄주를 마셨다. 불 목사는 “처음 시작은 무조건 맥주잔에 따른 3:7 비율의 소맥 3잔 마시는 것!”이라고 선포하며 폭탄주를 건넸고 주는대로 족족 받아마셨다.


마시면서 마음에 큰 지진이 일어났지만, ‘목자에게 순종’, ‘변 목사님의 말씀’, ‘불 목사님은 의로우신 분’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곧 가라앉혔다. 처음 마시는 술이라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금방 취해버려 다른 방에 쉬러 갔다.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불 목사는 내가 잠든 줄 알았는지, 남몰래 내가 누워 있는 방으로 들어와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하며 가슴을 탐하였다. 처음 그 손길이 느껴졌을 때 잘못 느낀 줄 알고 모른 척했지만, 몇 번이고 투박한 손길이 다녀가자 큰 충격을 받았다.


저항하려 했지만, 더 큰 일이 일어날까 봐 추행하는 손길을 밀어낼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술이 깨어 겨우 몸을 추스를 수 있었을 때 옷을 갈아입고 모임 장소를 떠났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충격에 빠져있을 그때, 혜수에게 전해줄 이야기가 있다며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표정은 마치 전쟁의 선봉장처럼 무척이나 비장해 보였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시작한 혜수는 불 목사가 자매들 몇몇과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누가 내 입에 재갈이라도 물렸던 것일까? 몇 분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온 몸이 떨려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친구는 또박또박 피해자 언니들의 증언들을 설명해 주었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흘러넘쳤다. 불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충격이 더 컸다.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났다. 가슴을 부여잡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목자를 정죄하면 안 되지, 사랑으로 감싸줘야지’하는 생각에 불 목사를 변호하는 마음과 용서하지 못할 마음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어느 정도 눈물이 멈추자 친구는 아빠와 엄마가 신천지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자신도 신천지센터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동안 핍박하던 신천지만 진짜 진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만 진리’라는 문구를 유독 강조하며 성경에 나오는 ‘물’의 영적인 뜻이 왜 ‘말씀’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친구가 드디어 미쳤나’, ‘예수님 잘 믿는 친구가 왜 이만희가 교주로 있는 곳을’ 신뢰하던 목사의 비리로 큰 충격을 받아 얼떨떨한 상태였는데, 신앙적으로 의지하던 친구가 신천지 공부를 하고 있고 부모님은 이미 신천지 신도라니 엎친 데 덮친 꼴이었다.


그러나 친구가 잘못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보다 불 목사의 성관계 비리에 더 신경이 곤두서 있었던 터라 친구에게 ‘신천지는 진리가 아니다’, ‘같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보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친구는 나의 허옇게 뜬 얼굴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신천지에도 전도사님이 계시는데 마침 그분이 내일 시간이되니 같이 만나만 보자고 말하였다. 뭐라고 거절할 틈도 없이 뭐에 홀린 듯 알겠다고 했다.불 목사의 비리로 인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후 어리벙벙한 상태로 신천지 전도사를 만나러 갔다. 그래도 조금의 정신은 있었는지, 삐딱한 자세와 꽤 건방진 표정으로 “여기 사람 이만희 믿는 곳이잖아요”라며 시비를 걸었다.


전도사는 이러한 반응을 많이 겪었는지 당황하지 않으며 “아니요? 우리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은 예수님을 증거하는 곳이에요”라고 되받아치곤 했다. 시큰둥한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경을 들고 그들의 교리를 계속해서 설명했다. 전도사는 마태복음 24장을 말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 끝의 징조를 설명하시는 장면이었다.


전도사는 그중 7절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를 읽어주며 “마지막 때에는 기근과 지진이 있다 하네요? 자매님 아모스 8장 11절 한번 볼까요”라고 말했다. 불만이 가득하였지만 전도사가 시키는 대로 아모스 8장 11절을 펴서 읽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읽음과 동시에 소름이 쫙 돋았다. 도파민이 솟구쳐 온몸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신천지가 친구의 말대로 ‘진리’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작은 틈은 쏟아지는 신천지 전도사의 말씀에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 마음 문이 열리니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신천지 교리를 흡수했다. 토요일 만남이 있고 난 뒤 자발적으로 신천지 전도사와 약속을 잡아 주 3회 이상 신천지 공부를 했다. 그 과정에서 표적과 이적은 도의 초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불 목사에게 배운 말씀을 잊기 시작했다.


과정이 깊어질수록 나를 신천지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위해 17살 때부터 3년 반 동안 훈련시키신 것이라 생각하며 신천지를 진리로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했다. 불 목사 비리로 마음의 상처가 컸던 터라, 중독성 강한 비유풀이 말씀은 잠시나마 마음의 상처를 잊게 해주는 진통제 같았다.


신천지에선 보통 월, 화, 목, 금요일 6~7개월 정도 오전과 오후 정규반을 운영한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수, 토, 일요일 10개월 비정규반인 점심반과 늦은 오후반을 다녔다. 다소 긴 시간동안 공부를 하고 나서야, 신천지 서울야고보지파 구리시온교회에 입성하게 되었다.


수강생 시절부터 일찍이 나를 눈여겨본 청년회장은 곧 사명[편집자 주: 신천지에서 주는 직책]을 주었고, 날이 갈수록 탄탄대로 직분을 받고 여러 부서에서 제의가 올만큼 매우 모범적인 신천지 신도가 되었다. 약 4년 4개월의 시간동안 참 많은 사명을 하였다. 부구역장, 구역장, 반주자, 복음방교사, 찬양단 리더, 새신자 팀장, 위장교회 팀장, 치어리더 교관, 사업부 과장, 공연예술과장, 교육부장, 지역장, 지파가 작사가 등 13개가 넘는 사명을 맡으며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인이 되도록 지파완성과, 신천지 나라완성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일했다.


그 힘의 원동력은 저 바벨론 기성교회에서 종노릇하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봉사하시는 부모님과 아직 불 목사 밑에 남아 있던 사랑하는 지체들이었다. 그들을 위해 더 열심히 모략을 연구하고, 새벽까지 교회에 혼자 남아 말씀을 익혔다. 강의력을 습득하고, 하루 한 끼를 먹어가며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른 채 정말 열심히 일했다.


체력이 강한 2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건강을 조금씩 잃어갔다. 특히 제1회 만국회의 행사 때 카드섹션을 하면서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1년 동안 신우신염을 2번 앓았고, 이석증과 이명이 매우 심해 신경안정제를 달고 지내야 몸이 겨우 안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다. 허리가 끊어져도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이만희 선생님을 생각하며, 오히려 몸이 아파 사명을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자책하며 용서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하곤 했다.위장교회 팀장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시몬지파 찬양단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언니는 은지(가명)와 희영(가명)이가 연락 두절이라며, 혹시 소식을 아느냐고 물어왔다(은지와 희영이는 모태 때부터 섬기던 교회를 다녔던 친구들이다. 셋이 같은 교회를 다녔기에 신천지에서 서로 의지하며 신앙을 응원해주곤 했다). 갑자기 연락이 안 된다니, 불안해졌다. 그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였지만 답변이 없었다. 비상이었다.


알고 보니 두 친구는 이단상담소에 끌려간 것이었다. 큰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 친구들이 개종되어 나도 이단상담소에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마음에 급히 섭외부장을 만났다. 사정을 들은 섭외부장은 평소 내 믿음을 크게 보았는지, 가출을 권유하기보다 개종된 척 스파이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제안했다.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컸지만 ‘나는 개종되지 않았습니다’는 뜻의 암호 ‘제명’을 정하며 상담소에 끌려가는 날(?)만을 기다렸다.


얼마 되지 않아 그날이 닥쳐왔다.부모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상담소에 가자고 했다. 부모님은 상담 한 번 받아보자며 눈물로 호소하셨다. 심지어 무릎까지 꿇고 비셨다. 그러나 나는 상담을 듣지 않기 위해 크게 반항하였다. 비누도 먹어보고, 굶어도 보고, 없는 힘을 끌어내 목이 쉬도록 신천지 하나님을 외치며 부모님 앞에서 크게 기도도 하였다.


신천지 식구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를 하고 나를 전도한 혜수에게 매일 편지를 쓰며 한 달이 넘도록 버티고 버텼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시는 아버지께서 계약을 취소하고 오셔도, 유치원 실습을 중단하고 휴학까지 하며 달려온 동생도, 스트레스를 너무 크게 받아 탈장까지 하시는 어머니를 보아도 나는 신천지 신앙을 인정해 달라고 발악했다.


버티는 과정 중간에 상담 간사를 만나 3일 동안 반증교육을 들었으나 굳건한 나의 믿음을 흔들리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가 17살부터 갖은 마음고생과 육체적 고생을 겪어오며 어렵게 만난 지금의 신천지가 참 하나님, 참 하늘나라라고 생각했기에 더 강렬히 저항했다. 이대로 신앙을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섭외부장이 말했던 스파이 제안이 떠올랐다. 곧 익숙하게 연기를 하여 상담 간사와 부모님을 속였고, 4주가 지나서야 초대교회 상담소로 올 수 있게 되었다. 경찰들과 함께 나를 찾아온 신천지 식구들에게 개종된 척 ‘제명 시켜 달라’ 암호를 말하였다. 이 암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두 사람 뿐이기에, 모르는 식구들은 오열하기 시작했고, 암호를 아는 섭외부장과 과장은 침묵을 유지했다.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초대교회 동태를 살피고 수요예배도 참석했다. 그날의 설교는 신현욱 목사님이 하셨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할 수 있기에 신뱀(신천지 내부에서 신현욱 목사님을 부르는 별명)을 무서워하지도 않으며 설교를 열심히 들었다. 설교주제는 ‘로마서 3장 칭의’였다. 무료하게 들으며 시간이나 때우고 있을 때, 목사님께서는 로마서 3장 26절에서 28절까지 읽어가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이셨을까, 말씀을 확인했을 때 마음에 큰 요동이 일어났다.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그런즉 자랑할 데가 어디냐 있을 수가 없느니라 무슨 법으로냐 행위로냐 아니라 오직 믿음의 법이로니라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 (롬 3:26~28)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숨도 안 쉬어지는 것 같았다. 인 맞은 144,000명 제사장 반열에 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밤낮으로 공부하고, 훈련하고, 포교를 하러 다녔던 모든 행동들이 ‘율법의 행위’라 여겨졌다. 자랑 같았다. 의인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신천지인이었어도 구원받은 사람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무너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파이 임무수행이고 뭐고 제대로 신천지에 대해 알아봐야 했다. 구원이 걸린 문제였으니깐. 이틀 동안 밤을 새우며 반증자료를 재확인해보고 금요일 떨리는 마음으로 신 목사님의 구원론을 들으러 갔다. 그 날은 로마서 4장 ‘종의 신앙, 아들의 신앙’이 주제였다. “만일 율법에 속한 자들이 상속자이면 믿음은 헛것이 되고 약속은 파기되었느니라 율법은 진노를 이루게 하나니 율법이 없는 곳에는 범법도 없느니라” (롬 4:14~15)17살부터 신앙을 위해 훈련받아온 모든 것들이 율법의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완전히 깨달았을 때, 처절하게 무너지고 오열했다. 불 목사의 비리를 들었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감히 하나님과 예수님을 입에 담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죄송해 회개할 수도 없었다. 스스로가 너무나 싫었고, 버틸 힘조차 생겨나지 않았다. 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해도 눈물을 흘렸다. 혼자 있는 날에는 몇 시간이고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내어 크게 울었다. 죽고 싶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이만희 사기꾼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 신천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교리가 거짓임을 알리고 나와야 했다. 그러나 그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신천지를 안가겠다고 선언한 그 날부터 연락차단을 당했다. 배도자 취급하며 귀신들린 사람마냥 날 피해 다녔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몸은 더 망가져갔다. 한동안 사람행색을 할 수 없었다. 웃는게 웃는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께선 두고는 못 보시겠다며 억지로라도 후속교육을 듣게 하였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새롭게 복음을 들었다. 앞자리에 앉아 매일매일 울었다. 나 같은 죄인을 놓치지 아니하시고 복음을 듣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과 그동안 지었던 죄들이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 섞여 눈물만 나왔다. 다시 일어나게 하신 주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텐데. 복음을 들을수록 행색을 갖추어갔다. 사람들과 얘기하며 진심으로 웃기도 하고, 또 울지 않고 대화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돌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 자녀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조금씩 갓 태어난 아기가 부모님을 통해 세상을 배워가고 자라나는 것처럼 말씀을 통해 조금씩 현실을 배워가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되었다.


신천지를 나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참 많이 행복해졌다. 아니 매우 행복하다. 나를 위해, 또 신천지 사람들을 위해 복음을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싸우고 있다. 그들이 미혹되어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전도행위들의 실상은 영혼을 파는 행위이기에, 그것을 막는 싸움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관심이 없다. 알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모른다. 사단은 할 수만 있다면 택하신 자들도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는다는 것을 날마다 기도한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절대 개종되지 않을 것 같았던 내가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로 돌이키게 되었으니 그들 또한 최선의 때와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구원시키실 것을 믿는다.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눅15:24)​ 


강세인(가명) mrmad@hdjongk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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